경기 분당에 사는 박모씨(57)는 최근 맥쿼리인프라를 1억원어치 매수해 1년짜리 증권사 신탁계좌에 넣었다. 노후대비용으로 저축은행 적금을 들었던 돈인데 금리가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종목의 연간 배당수익률(연말 종가 기준)은 지난 10년간 4.9~8.9%다. 인프라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수익원도 안정적이다. 박씨는 "배당주를 신탁계정으로 묶어두면 연금처럼 정기적으로 돈이 나오면서도 수익률은 훨씬 높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노후대비를 배당주로 하는 '배당연금'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에게 지급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배당금 5조533억원 가운데 3조7913억원(75.0%)이 50대 이상에게 갔다. 2015년(회계연도 기준) 2조6066억원(69.7%)에 비해 1조원 이상 늘었다. 한 증권사 영업이사는 "연금 수익률도 2%를 넘지 못하는 게 많아 대안을 찾는 중장년층에게 주가 흐름이 안정적인 배당주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연금 투자는 기본적으로 주식투자인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상장폐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면 배당금이 꼬박꼬박 나오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크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 주가도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배당주는 주가가 횡보하다가 순환매 등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저금리로 관련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배당주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배당주 펀드인 VIG 상장지수펀드(ETF)에 올 1~4월 신규 유입된 설정액은 29억639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5.1% 늘었다. 국내에서는 배당이 나오는 시기가 대부분 중간배당, 연말배당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매월 배당을 주는 종목도 있어 자금 운용 계획을 더 유연하게 짤 수 있다.

배당이 잘 나오는 종목을 고르려면 먼저 그 종목의 과거 배당 이력을 봐야 한다. 넉넉한 배당을 해온 회사는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배당을 잘 해왔어도 영업이익률이 추세적으로 나빠지는 회사는 피하는 게 좋다. 이익창출에 문제가 생기면 향후 배당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MEGA센터분당 과장은 "배당수익률이 7%가 넘고 이익이 불안한 회사보다 3%대여도 우량한 회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배율이 너무 높은 종목도 피하는 게 좋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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