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KTB자산운용 사장(사진)은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회사의 주력 상품으로 키울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KTB자산운용은 EMP 펀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소형 운용사 중 글로벌 주식과 채권, 멀티에셋, 인컴 등 네 가지 유형의 EMP 공·사모펀드 라인업을 모두 갖춘 곳은 KTB뿐이다.김 사장은 올해 펀드시장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대부분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사모펀드 시장도 라임 사태 등으로 위축돼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KTB운용이 지난해 9월 출시한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김 사장은 “변동성이 심한 와중에도 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수탁액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김 사장은 자산운용업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2000년대 초반 순자산 2조원이 넘었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 운용을 맡아 2년간 200%가 넘는 누적 수익률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한국대표를 거쳐 2016년부터 KTB운용을 이끌고 있다.김 사장은 취임 후 해외대체투자와 멀티에셋, 전략투자 등 3개 본부를 신설하면서 EMP 펀드 운용을 맡은 멀티에셋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웠다. 김 사장은 “EMP 펀드는 상당한 전문 인력과 투자 실적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KTB운용은 대형사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던 EMP 펀드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멀티에셋투자본부는 KTB운용의 또 다른 간판 펀드인 ‘KTB4차산업1등주펀드’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일명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미국 인터넷 기업들은 언택트(비대면) 사업구조를 토대로 코로나19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주목해야 할 펀드”라고 소개했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KTB자산운용은 1999년 창립된 종합 자산운용사다. 운용 규모는 자산운용업계 17위로 비교적 작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은 탄탄한 중소형 자산운용사로 평가받는다.2014년 ‘중국1등주펀드’, 2017년 ‘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 등 해외주식형 펀드를 선보여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1등주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약 68%, 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는 42%에 이른다.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와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등도 시장에 큰 돌풍을 일으켰다.대체투자부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KTB자산운용은 2016년 해외대체투자본부 신설 이후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선박, 항공기 등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 라인업을 갖췄다. 2016년 말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관련 펀드 수탁액은 작년 말 3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사업으로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오는 6월 리츠자산관리회사(AMC)가 본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모 리츠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이런 노력의 결과 KTB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약 1조6000억원(12.4%) 증가해 14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순이익은 70억원으로 2016년 대비 71% 늘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사장은 “2023년까지 수탁액 25조원, 순이익 134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