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은 운용자산 27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다. 업계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선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수요를 발 빠르게 확인해 신상품을 내놓는 게 특징이다. 올해는 혁신적인 금융 신사업을 통해 디지털 금융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TF, TDF 업계 점유율 상위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자산(AUM) 규모는 265조9000억원으로, 자산운용사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TF와 TDF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덕분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최초로 ‘KODEX200’을 선보이며 ETF 시장을 개척했다. 선점 효과 덕분에 KODEX라는 ETF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각인됐다. 전체 ETF 순자산(46조5000억원) 중 KODEX의 순자산이 25조2000억원에 달해 시장 점유율 54.3%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에는 미국 캐피털그룹과 공동 설계한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운용되는 ‘삼성 한국형 TDF’를 내놨다. 특정 국가에만 투자했던 기존 연금펀드와 달리 TDF는 글로벌 분산 투자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면서 대표적 연금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졸업, 취업, 결혼, 출산 등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달리해 운용된다. 지난 20일 기준 국내 TDF 시장 전체 순자산(3조7000억원) 중 삼성 한국형 TDF 시리즈의 순자산은 30%(약 1조2000억원)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며 TDF의 순자산도 늘고 있다. 올 3월에는 국내외 다양한 ETF에 투자하는 ‘삼성 ETF TDF 시리즈’를 출시해 인덱스 기반의 운용을 선호하는 연금 투자자들에게도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시장 반영해 신상품 빠르게 내놔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상품이 많다. 투자자들의 수요를 상품에 빠르게 반영하는 전략이다. 올초 업계 최초로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였고, 지난 20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련주에 투자하는 ‘삼성 언택트코리아’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2010년 설정된 ‘삼성대한민국신수종산업’ 펀드를 재편한 것으로 인터넷과 미디어·엔터, 음식료, 정보기술(IT), 통신, 의료기기, 2차전지 관련 종목을 편입한다.

정대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외환위기 이후 블루칩,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등 위기 뒤 반등 시기에는 항상 주도 업종이 존재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주가 될 언택트 관련 종목에 미리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 선도…수탁액 1위 지킬 것

삼성자산운용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수탁액을 꾸준히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12월 초 국내에 출시된 모든 펀드를 검색하고 매매까지 할 수 있는 펀드 직판 브랜드 ‘R2(알투)’를 출시했다. 전체 공모펀드와 ETF에 대한 정보는 물론 추천 포트폴리오, 성과 보고서 등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해 준다. 거래 비용도 대폭 낮췄다.

지난 2월에는 카카오페이 증권을 통해 ‘삼성 믿음직한사계절EMP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투자자는 각각 삼성카드 앱과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