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직구' 열풍
성장주 찾아 태평양 건너는 원정 개미들

"한국은 산업 역동성 떨어져"
올들어 해외주식 6조 순매수
해외주식거래 100조원 시대

해외 주식 투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해외 주식 거래금액은 작년 1년치(41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순매수 금액만 6조원에 이른다. 해외 거래 계좌는 급증하고 있다. 이런 흐름으로 가면 올해 ‘해외 주식 거래 1000억달러(약 120조원)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지난 10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미국 등 해외 주식이 미래 성장성도 높다고 판단, 매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새로운 성장산업(투자처)을 찾지 못해 자금이 해외로 흘러나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올해 외화증권 거래액(외화증권예탁 결제 처리금액)은 487억달러에 달했다. 매달 100억달러어치 이상 해외 주식을 거래한 셈이다. 올해 순매수액은 이미 50억달러(약 6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해외 주식에 눈을 돌리는 ‘개미’들이 급증한 영향이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주식 거래 투자자는 지난해 3만765명에서 올 5월까지 4만4717명으로 늘었다. 키움증권 해외 주식 계좌는 작년 1만2000개에서 올해 14만4000 개로 12배 증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안정성이 높고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젊은 층은 물론 해외 주식 투자에 보수적이던 중장년층까지 나섰다”고 했다.

개미들이 지루한 한국 시장 대신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10년(2010년 5월 21일~2020년 5월 22일)간 코스피지수는 23%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318%, 다우지수는 140% 급등했다.

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성장주가 미국 증시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판단도 해외 주식 거래 급증으로 이어졌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성장주가 많은 미국 증시에 단타족은 물론 3년 이상 장기투자자들이 성장성을 보고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전범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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