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관 사업자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매출은 급감하고 있는데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여파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 CJ CGV의 올해 순손실 규모는 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영화관株 '코로나 빙하기' 언제 끝나나…"CJ CGV 올 4000억 손실 날수도"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로나19가 영화관 사업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CJ CGV와 롯데컬처웍스를 집중 점검했다.

CJ CGV는 코로나19가 올 3분기까지 이어지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3.9%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 급감할 전망이다. 작년 말 652.6%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말 757%까지 오를 수 있다. 코로나19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매출(예상치 7091억원)은 전년 대비 63.5% 줄고 EBITDA는 고정비 부담에 80억9000만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순손실은 4156억원, 부채비율은 86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 CGV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한 2433억원에 그쳤다. 이 기간 11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CJ CGV는 최근 국내 주요 영화관 사업자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롯데컬처웍스는 다소 상황이 낫다. 재무안정성이 좋은 편이며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 피해 정도가 덜하다는 것이 나이스신용평가 판단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올 1분기 10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49% 줄었다. 순손실 규모는 358억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여파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매출(예상치 2940억원)은 전년 대비 61.9% 감소하고 지난해 말 기준 195.6%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말 270.9%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의 1대 주주는 롯데쇼핑(지분율 86.37%)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CJ CGV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달아 추가 하향 가능성을 열어 놨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