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손절매 이후에도 항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항공주를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젊은이가 많다.

24일 미국의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인 웰스심플 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 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사람들의 55%가 35세 미만으로, 이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보잉과 아메리칸항공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미국의 유명 투자자들이 항공주를 매도한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버핏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으로 언제 항공업이 정상화될지 모른다며 지난 4월 초 사우스웨스트항공, 델타항공 등을 대량 매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RBC는 미국 내 342개 헤지펀드사가 1분기에 항공사, 항공 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주를 가장 많이 줄였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은 달랐다. 항공산업에 장기투자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항공산업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로나19를 계기로 항공사들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면 주가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데릭 커 아메리칸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금 확보를 위해 올해 운영비용과 자본 지출을 120억달러 절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고점의 30% 수준까지 떨어진 주가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델타항공은 지난 22일 22.69달러를 기록했다. 연고점(62.03달러, 1월 17일)의 36% 선이다. 아메리칸항공 주가(9.7달러)도 연고점(30.47달러, 2월 12일)의 32% 수준에 불과하다.

버핏이 10% 미만이지만 여전히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재무부가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10개 항공사에 250달러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자들의 눈에는 호재로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항공주에 관심이 많다. 델타항공은 2월 말만 해도 해외 주식투자 상위 5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버핏의 항공주 손절 이후 매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2일 국내 투자자들은 델타항공을 1억4245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한 달 전(9280억달러, 4월 22일)에 비해 53.5% 늘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