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수익 규모가 축소됐고,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퇴직연금(IRP) 도입에 따라 근로자의 운용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면서 퇴직연금 구조와 운용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를 보장하고 퇴직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이전까지 시행 중이던 퇴직금 제도에서 기금 운용 및 관리의 책임은 고용주(회사) 측에 있었다. 따라서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퇴직연금 제도는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에 금융회사를 끼워 넣어 안정성을 높였다. 크게 확정급여형(DB)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

과거의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회사 측이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이에 따른 성과와 손실을 떠안는다. 근로자 개인이 받는 퇴직금은 고정돼 있기 때문에 회사로선 운용 성과에 따른 수익을 누릴 수 있다. 퇴직 시 지급액은 퇴직 직전 3개월간의 월 평균 임금을 근속연수에 곱한 금액으로 결정된다.

DC형

연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회사는 매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한 달 치 임금을 적립금으로 지급한다. 근로자는 이 적립금을 예금상품이나 주식·채권형 펀드는 물론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근로자가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는지에 따라 직급과 재직 기간이 같은 근로자라도 퇴직 시 받는 연금 규모가 달라진다. DC형을 도입할 때는 근로자대표자(노동조합)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개인퇴직연금(IRP)

IRP는 근로자가 이직 과정에서 퇴직연금을 매번 정산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퇴직 시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연금을 IRP 계좌로 모아 운용할 수 있다. 일반 계좌에 비해 소득세율이 30%가량 낮으며,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가 매년이 아니라 연금 수령 시점에 일괄적으로 이뤄져 운용 시 복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만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절세 혜택을 받은 금액을 모두 반납해야 해 적립 금액과 시기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