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물리칠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폭등했다.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의 1차 임상시험 결과 피시험자 45명 모두에게서 항체가 생성됐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협력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는 “곧바로 2차 임상을 하고 오는 7월 3차 임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과와 안전이 확인되면 내년 초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했다. 백신이 조기 개발되면 침체한 경기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3.85%, S&P500지수 3.15%, 나스닥지수는 2.44% 뛰었다. 다우지수와 S&P지수의 하루 상승폭은 6주 만에 최고다. 모더나 주가도 19.96% 폭등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FTSE100지수(4.29%), 독일 DAX지수(5.67%), 프랑스 CAC40지수(5.16%) 등이 미국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백신은 여전히 입증해야 할 것이 많지만 초기 임상 결과는 낙관주의를 부추겼다”고 보도했다.코스피지수도 코로나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43.50포인트(2.25%) 오른 1980.61로 마감, 지난 3월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3300억원어치가량을 순매수했다.미국과 유럽이 ‘코로나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풀고 있는 가운데 백신 기대까지 가세하면서 국제 유가도 크게 올랐다. 경제활동 재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에 서부텍사스원유(WTI)는 8.1% 올라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섰다. 금과 미국 국채, 달러화 등 안전자산은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0.77% 내렸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 0.735%를 기록해 2주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국채 가격은 하락). 금 선물은 1.3% 내린 온스당 1734.40달러에 거래됐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시장의 관심은 2분기를 향하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 상장사 실적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타격이 3월에 집중됐고, 지역적으로도 동아시아에 몰려 수출 기업이 선방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본격화된 2분기에는 자동차와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 산업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있는 158개 상장사(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총 26조1850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9345억원)보다 20.49% 적다. 전체 52개 업종 가운데 67%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에 머무를 전망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업종은 반도체와 인터넷 서비스 등 17개에 불과하다.특히 2분기에는 1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자동차와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55억원,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할 전망이다. 포스코도 58.9% 쪼그라든 43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두 회사는 지난 1분기 각각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4위와 6위를 차지했다.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기업들은 1분기보다 2분기에 코로나19 영향을 더욱 많이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인도 등 한국의 주요 수출국이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봉쇄조치(록다운)’에 들어갔는데 이는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로 발이 묶인 항공업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국내 4개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는 작년 2분기 총 2759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손실이 4882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전체 52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 확대가 예상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들은 매출의 80~90%를 국제선에 의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각국의 국경 통제가 완화돼야 항공사 실적과 주가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의 대규모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는 기업 실적과 경기 모두 2분기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에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3%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보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상승 혜택으로 전년 대비 142.5% 늘어난 1조5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가격 상승 사이클은 이미 확인되고 있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12억5000만달러(약 1조5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의 긍정적 1차 임상시험 발표로 주가가 폭등한 직후 공모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이날 모더나의 주가는 19.96% 폭등해 80달러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모더나의 시가총액은 300억달러(약 37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공모가는 이날 종가에서 5% 할인한 주당 76달러로 결정됐다. 공모 절차는 21일 마감된다.모더나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모로 모은 자금은 백신 후보물질이 승인을 받을 경우 필요한 대량생산 및 유통 등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의 상품화까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작용기전 확인, 안전성 검사, 상품화, 시판 허가 등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모더나는 추가 임상을 거쳐 효과와 안전이 확인되면 내년 초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월스트리트저널은 “모더나의 임상 데이터는 확실히 희망의 근거를 제공한다”면서도 “추가 임상으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안전성 및 효능과 관련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및 다른 백신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지난 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시 사용 승인을 받은 뒤 주가가 6% 이상 떨어졌다.이날 모건스탠리는 이르면 올가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제한적인 규모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백신 후보물질 중 여섯 개는 임상 성공 가능성과 양산 능력을 이미 입증했다”며 유력 후보로 모더나와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을 꼽았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시장 규모가 100억~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모더나의 이번 공모는 모건스탠리가 주관한다. 모더나는 주관사에 향후 30일간 보통주 1억8750만달러어치를 매입할 옵션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