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자택 대비령'이 끝났다고 보고 '언택트'(비대면) 종목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경제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하락폭이 컸던 종목에 다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 3월 말 이후 주가가 급등한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 슬랙테크놀로지스, 넷플릭스 등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에서 자가격리 수혜주로 부상한 기업들이지만 고평가 구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줌비디오는 세계적으로 재택근무와 사이버강의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대 혜택을 본 종목으로 꼽힌다. 나스닥에서 올초 68달러 선이던 주가는 5월 19일 164.69달러로 140% 뛰었다. 넷플릭스도 같은 기간 37%, 슬랙은 26% 상승했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인 피보탈패스는 보고서에서 "헤지펀드들이 최근 재택 관련 테마주들의 단기 상승이 정점에 이르렀고 경제가 재개되면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 들어 4월까지 평균 39.5% 오른 종목에서는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헤지펀드들은 언택트주를 정리하는 대신 낙폭과대주에 다시 돈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주가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으로 나스닥·S&P500·다우 3대 지수가 일제히 2~3%대 상승한 18일 언택트주는 오히려 하락했다. 줌비디오는 이날 5.80% 떨어졌고, 슬랙도 7.44% 급락했다. 넷플릭스도 0.35% 하락 마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