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귀재' 워런 버핏, 골드만삭스 대량 손절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은행주를 잇따라 손절매하면서 국내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의 의문도 커지고 있다. 개미들은 주가가 떨어진 은행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지만, 은행주의 투자 매력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주는 올 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기업은행이 -35.41%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KB금융(-33.40%), 신한지주(-32.04%), 우리금융지주(-31.14%), 하나금융지주(-30.74%) 등의 낙폭이 컸다. 은행주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3월 19일 저점 이후에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주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낙폭이 확대됐다. 글로벌 공급·수요 위축에 따른 실물 분야 충격이 금융위기로까지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0%대에 진입하면서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한 은행업 비즈니스가 사실상 저무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최근 골드만삭스 보유 지분의 84%를 매각하고, 대형 지방은행인 US뱅코프 지분을 판 것도 은행업종 부진이 길어질지 모른다는 비관론을 키우고 있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 그 혜택은 은행주에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은행 주식을 사모았다.

은행주의 투자 여부를 놓고는 증권가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 2분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섣부른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관측이 있다. 반면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이익은 거의 매분기 컨센서스를 웃돌고 있다”며 “금융주의 주요 투자포인트는 배당인데 배당 매력도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며 매수를 제시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