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와 코엔텍 매각 작업이 흥행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데다 시장 진입장벽도 높아 사모펀드(PEF)와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EMC홀딩스를 보유한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과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대형 사모펀드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등 30여 곳이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IM을 받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측은 다음달 중순께 예비입찰을 시행할 계획이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이 보유한 코엔텍·새한환경 매각 작업은 이달 말 본입찰을 앞두고 실사 작업이 한창이다. 예비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통과한 스틱인베스트먼트, E&F-IS 동서, TSK코퍼레이션 등이 주요 인수 후보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MBK파트너스는 쇼트리스트에 포함됐지만 당초 예상보다 가격이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실사를 중단했다. 나머지 후보는 경영진 인터뷰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적정 가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EMC와 코엔텍 두 매물을 동시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후보자도 있다. 폐기물 처리가 인허가 사업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면 회사 규모를 단번에 키울 수 있고 업체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엔텍 쇼트리스트에 오른 일부 인수 후보자 중 EMC의 설명서도 받아간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후폭풍에 M&A 매물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EMC와 코엔텍은 일정에 큰 변동 없이 매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자금력으로 무장한 대형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 사이에서 인수 경쟁이 불붙으면 매각가격이 적정가격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