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국내 증시 상승에 배팅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종목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파생상품이나 2배 인버스 ETF 등 위험도(리스크) 높은 투자를 했던 개인은 우량 종목으로 대피했다.

외국인은 이달 초부터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를 205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KODEX 200 ETF(1531억원), 삼성SDI(1266억원), 엔씨소프트(106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51억원) 순이었다.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5개는 모두 지수 상승에 투자하는 ETF였는데 이달에는 4개가 개별 종목이다.

최근 증시 전문가들이 "국내에서 당분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부합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겠지만 이런 상황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받는 기업도 있다"이라며 "비대면(언택트) 종목 등의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은 최근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월초부터 이날까지 순매수 1, 2위를 기록한 종목은 삼성전자(1조852억원), LG화학(3600억원)이었다. 지난달 KODEX WTI원유선물(H) ETF(1조2763억원)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1조1248억원)를 각각 1, 2위에 올려놨던 것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출발했으나 오전 11시30분께 오름세로 바뀌었다. 이후 수차례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결국 0.95% 상승한 1940.42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지수(-1.89%)와 나스닥지수(-2.06%)가 하락한 것과 다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세로 시작한 기관이 11시께 매수 우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