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대체육 '비욘드미트' /사진=한경DB.
식물성 대체육 '비욘드미트' /사진=한경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육류 대란이 일어나면서 대체육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채식 위주의 식단 변화 등은 대체육 관련 기업의 중장기 전망을 밝게 한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육가공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육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선육을 대신해 대체육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육은 실제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낼 수 있는 식료품을 의미한다.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콩과 같은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하여 만드는 '식물성고기(plant-based meat)',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축산농가 없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식용곤충' 등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식물성 고기다. 배양육은 비용 및 대량 생산 등의 문제로 2022년 이후부터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식물성 고기는 비건(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을 먹지 않고 식물성 음식만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을 넘어 육류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일반 대중까지 포섭하고 있다"며 "앞으로 6년 동안 고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칸타 인사이츠에 따르면 식물성 음식 소비자의 92%는 일반 소비자층이었다. 2018년 기준으로 식물성 고기 시장은 전년 대비 24% 증가하며 일반 고기 시장의 1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체육 시장은 향후 6년간 연평균 16.4% 성장해 2026년에는 143억달러(약 17조원)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사태가 대체육 시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육류가공 공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유통구조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육류 소비자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출처=교보증권.
출처=교보증권.
실제 미국의 대체육 판매는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3~4월 동안 대체육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선육 판매는 39% 증가에 그쳤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최대 육가공 수출국의 공장 중단이 계속될 경우 세계적인 육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대안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이미 높아진 중국을 고려하면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채식주의자 증가 등 일반 대중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장기적인 전망도 밝다. 또 농축산업에 의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 위주로 식단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긍정적이다.

박 연구원은 "올해 국내 채식 인구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사태와 중국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기업 가운데 동원F&B 롯데푸드 인트론바이오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동원F&B는 미국 대체육 제조기업인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 중이다.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5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으로 최근 수요 급증과 1분기 호실적에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 미국 맥도널드, 중국 스타벅스 등과 계약 중이며 수요가 많아 공급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푸드는 자체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인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출시했으며, 대체육 주요 원료에 관한 원천기술을 보유 중인 인트론바이오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