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G보다 가격상승폭 크지 않은 BAT
코로나19 사태가 절정국면을 지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꽤 많이 반등했다. 소위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대변되는 인터넷업종이 시장 전체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반면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미국 인터넷 기업 대비 크게 오르지 못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미국 인터넷업종 대표지수인 다우존스인터넷지수의 경우 올초 대비 5% 정도 상승해 있다. S&P500지수의 올해 수익률이 아직도 -11%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장 대비 상당히 우월한 성과라고 할 만하다. 반면 중국 인터넷업종을 대표하는 지수인 ‘CSI China Overseas Internet’지수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0.35% 수준이다. MSCI중국지수의 -6.2%를 웃돌긴 했지만 미국 인터넷업종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인터넷업종 대비 중국 인터넷업종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결국 인터넷기업들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두 번째 이유로는 한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회계부정 사태로 해외에 상장된 일부 중국 인터넷 기업이 구설에 휘말려 들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 인터넷기업들과의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도 중국 인터넷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나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중국 인터넷 시장은 압도적인 크기를 가진 세계 최대의 모바일 사용자가 뒷받침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 또한 상당히 크다. 중국 정부도 무선통신 및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산업 관련 인프라 고도화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터넷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미국에 상장돼 있으면서 중국 인터넷업종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로는 ‘KranShares CIS China Internet ETF(KWEB US)’가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중국 본토와 동시간대에 거래가 가능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 ETF를 매수하는 것이다. 뉴스 흐름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국 본토와 같은 시간대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인터넷 ETF로는 ‘Samsung CSI China Dragon Internet ETF(2812 HK)’가 있다.

김도현 <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