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쌓아놓은 선박 수주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실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실적 선방에 원유운반선 수주 기대…'반등 뱃고동' 울리는 조선주
조선주는 올 들어 급락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3월 말까지 37.9% 하락했다. 현대미포조선(-41.2%)과 삼성중공업(-46.4%), 대우조선해양(-51.7%)은 낙폭이 더 컸다.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신규 수주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하지만 4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0.9% 반등한 것과 함께 조선주도 바닥을 찍고 뛰어올랐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28.3%, 현대미포조선은 14.6%, 삼성중공업은 9.2% 올랐다. 덜 떨어졌던 한국조선해양은 3.9% 반등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선 조선주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이익이 1217억원으로 예상 실적을 60%가량 웃돌았다. 우호적인 환율과 후판 가격에 더해 2018년부터 늘려온 수주 잔액이 버팀목이 돼 줬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3월 말 기준 91척의 수주 잔액 덕분에 올해 영업이익은 4347억원으로 작년(2928억원)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선박 인도에 따른 안정적인 현금 유입이 지금과 같은 시기엔 무시 못할 ‘안전판’이 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저유가에 따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 기대가 크다. 박경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가 급락기에 VLCC 발주가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VLCC 수주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업황 회복과 인도량 증가로 올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의 선박 인도량은 41척으로 지난해 27척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동일 선종의 반복 건조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4분기부터 소폭의 흑자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