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당좌비율이 높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수요 위축으로 기업의 악성 재고자산이 급증한 상황에서는 현금이 많아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뛰어난 종목이 유망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좌비율이란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보다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당좌비율이 양호한 종목(당좌비율 2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주의 4월 수익률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15.3%포인트 뛰어넘었고, 당좌비율이 양호한 종목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7.2%포인트 웃돌았다”며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선 뒤에는 낙폭 과대주의 반등세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에도 주가가 반응하고 있지 않다”며 “대신 당좌비율이 양호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200지수 상승폭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당좌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었던 올 3월 19일 이후 47.8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27.96%)을 뛰어넘었다.

유진투자증권은 반등장에서 주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종목 중 당좌비율이 최근 5년 평균보다 높아졌고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삼성전자, 삼성SDS, 고영, RFHIC, 한전KPS, 천보 등을 꼽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