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3개사의 합병을 두고 삼광글라스와 소액주주 간 진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 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나타낸 증권사가 등장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 유경하 연구원은 ‘합병비율 재산정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삼광글라스 측이 지난 3월 18일 공시한 군장에너지 및 이테크건설 투자부문과의 합병안이 군장에너지 및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에 크게 유리하게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합병안에 명시된 삼광글라스의 주당 기준시가 2만6460원은 순자산가치(3만6451원)에 크게 미달할 뿐 아니라 미래의 실적 개선 전망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장사인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의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삼광글라스는 시가총액, 이테크건설과 비상장사인 군장에너지는 외부 평가기관의 가치평가를 적용했다. 비상장사인 군장에너지의 기업가치도 최근 유가 급락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련의 구조개편 작업은 삼광글라스 주주들의 믿음을 저버린 것으로,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주주들에게만 일방적으로 혜택이 가는 결정”이라며 “합병비율을 재산정하거나 군장에너지 상장 등 3사 주주 모두가 만족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분석 대상 기업의 인수합병(M&A)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기업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분석 대상이면서 동시에 영업부서의 상품 판매 대상이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의 보고서가 6일 오전 공개된 직후 화제가 되자 DB금융투자는 9시께 보고서를 삭제 및 회수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보고서에 담긴 일부 수치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사내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의견에 따라 보고서를 회수해 재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광글라스 측은 합병 계획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4일에서 7월 1일로 연기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