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오로라 등 장난감 업체
어린이날 불구 주가 맥 못 춰
"대박 콘텐츠 없어 실적 우울"
어린이날을 앞두고 특수를 누려야 할 키즈주(株)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대박 콘텐츠’가 없어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맘때면 관심을 받던 금융상품인 ‘어린이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어린이펀드는 부모가 자녀의 결혼 자금, 학자금 등 종잣돈을 마련해주기 위해 장기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그동안 차별화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키즈주’ 매출 증가에도 주가 부진

완구株·어린이펀드 '김빠진 5월'?

최근 몇 년 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완구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짝 특수를 거두고 있다. 토이저러스 등 장난감 판매채널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가지 못한 채 ‘집콕’ 육아가 장시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4일 완구업체 손오공(1,690 -3.15%)은 8.63%(180원) 떨어진 1905원에 마감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105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어린이날을 앞두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1년 새 주가는 32.0% 빠졌다. 캐릭터 ‘유후와 친구들’ 라이선스와 ‘토이플러스’ 완구 판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오로라(9,360 -4.10%)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로라 주가는 이날 5.05%(550원) 하락했다. 지난 3월 초(1만1000원)보다 5% 이상 떨어졌다. 대원미디어(6,640 -2.35%)는 주가가 0.86% 소폭 올랐지만 1년 전 어린이날 시즌에 비해 20% 이상 하락한 수준에 머물렀다.

대박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한 게 주가 부진의 원인이다. 영실업의 ‘또봇’, 손오공의 ‘러닝메카드’와 같은 히트작이 몇 년째 등장하지 않고 있다.

올해 173억원 빠져나간 어린이펀드

해마다 5월에 조명받는 ‘어린이펀드’ 역시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펀드는 2000년대 중반 자녀의 종잣돈을 마련해주려는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모펀드시장이 침체되고 펀드 성과도 저조하자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2009년 말 2조4000억원에 달했던 설정액은 5900억원대로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어린이펀드 23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4월29일 기준)은 -10.3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3.10%)보다는 낫지만 코로나19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설정액이 2393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는 올 들어 -8.42%, 1개월간은 9.7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지만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NH-Amundi아이사랑적립’ ‘KB사과나무’ 등 어린이펀드가 최근 한 달 기준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자금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올 들어 4개월 동안 어린이펀드에서는 173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2016년 이후 전체 운용액은 줄곧 1조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어린이펀드는 운용 측면에서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는 데다 혜택도 크지 않아 관심이 줄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펀드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천편일률적으로 담아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와 차별화되는 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세법상 만 18세 미만 자녀 명의로 된 펀드 계좌에 넣은 금액에는 10년간 2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 펀드도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설지연/박재원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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