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리츠·한국투자증권 중점 모니터링 계획
나이스신평 "대형 증권사들, ELS 손실·우발채무 등 위험 커져"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 위험 노출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환율 급등, 국제유가 하락, 주요 주가지수 하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단기적으로 파생결합상품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및 헤지 비용 증가,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이어져 증권사의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이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이상의 국내 8개 대형 증권사를 은행계 4개사(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와 비은행계 4개사(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로 나눠 분석한 결과 비은행계 증권사들의 위험 노출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평은 "2016년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 방안 등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기자본 증가를 기반으로 위험 인수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며 "특히 비은행계 증권사들의 총위험액이 급격히 늘어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에서 은행계보다 열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가 자체 헤지를 하는 파생결합상품(ELS·DLS)의 경우 기초자산 하락으로 손실 발생 구간에 근접한 규모가 은행계는 2조5천억원, 비은행계는 7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전반적으로 파생결합상품 규모가 큰 가운데 자체 헤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험 노출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경기 침체로 지방·비주거용·해외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주기적으로 차환 위험에 노출돼 신용 보강을 제공한 증권사의 유동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관련 위험이 큰 증권사로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4개사를 꼽았다.

그러면서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유상증자 참여 능력, 계열 내 은행의 신용공여 제공 능력을 고려할 경우 은행계 증권사의 유동성 대응 능력 및 자본 적정성은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위험 인수 수준, 주주의 경상적 지원 능력 등을 고려할 경우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 파생결합상품 관련 위험 노출액,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 등 3가지 주요 위험 요인 가운데 2개 이상의 위험도가 높은 회사로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을 꼽으며 "중점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는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및 영업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라 유동성 측면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