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거래대금 400조원,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8000여 명이 이용하는 장외 채권거래시스템인 ‘K본드’가 최근 잦은 오류로 시장 참여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국내 금융회사 채권 딜러(거래 담당자)들에 따르면 K본드는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로 트래픽이 급증하자 연달아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호가를 제시하거나 거래를 체결할 때 이용하는 메신저 대화창이 수시로 작동하지 않아 거래에 큰 불편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딜러는 “지난달 29일에는 오후 4시께, 30일에는 오후 1시30분께 일부 메신저에서 대화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개발, 운영회사인 금융투자협회에 불편을 호소해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채권 거래는 주식과 달리 다수가 참여하는 대화창을 활용해 이뤄진다. 대화 형식으로 매수와 매도 호가를 내며 거래 상대방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같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만기와 상환 일정이 모두 달라 경쟁호가 방식의 온라인 매매가 어려운 특성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등록 채권은 2만 종을 웃돈다.

금융투자협회가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K본드는 이 같은 메신저를 포함해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장외 채권 거래 시스템으로 쓰인 ‘야후! 메신저’의 뒤를 이어 국내 장외 채권 거래의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는 별도의 이용 요금을 받지 않는 서비스인 만큼 대규모 서버 확충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트래픽이 이례적으로 크게 늘어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서버 증설 등 서비스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