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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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수혜를 입은 업종이 드러나고 있다. 유통업종 가운데 편의점주(株)인 GS리테일과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언택트(비대면) 확산에 네이버도 기회를 잡았다.

◆GS리테일, 깜짝 실적에 주가 고공행진

27일 편의점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GS리테일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1419억원, 영업이익 888억원, 순이익 49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314.7%, 370.8% 급증한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이었다. 1분기 편의점 사업 매출은 1조6028억원,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51.3% 증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1분기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시의 1분기 매출은 98.7% 급증한 397억원을 기록했으며, 당일배송·새벽배송 서비스를 구축한 덕에 이용 고객 수가 전년 대비 91% 가까이 늘었다.

깜짝실적 덕에 GS리테일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8분 현재 GS리테일은 전날보다 18% 급등해 3만700원대서 거래되고 있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1분기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BGF리테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한 1조3922억원, 영업이익은 3% 감소한 254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순수 편의점 업체인 BGF리테일은 업황 회복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며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 4%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대표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도 코로나19를 뚫고 깜짝 실적을 내놨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 1조8964억원, 영업이익 3337억원, 순이익 234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6%, 3.7% 성장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여파에 화장품 사업은 주춤했지만 위생용품을 중심으로 생활용품 사업이 큰 폭 성장한 영향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는 항균 손세정제 인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성장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1000억원)를 큰 폭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영업이익 비중이 80%에 이르는 화장품 사업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면세점 매출이 막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건 '브랜드력'과 급속하게 성장하는 '온라인 채널'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근거리 쇼핑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통업종 가운데 편의점주가 가장 선방했다"며 "화장품은 중국 현지소비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광군제 등 온라인 쇼핑 행사가 예정돼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환경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확산에 네이버 쇼핑·페이 급성장

코로나19 확산 속 기회를 잡은 또다른 업체는 네이버였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언택트' 덕에 네이버 쇼핑과 페이가 급성장하면서 1분기 네이버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됐다. 분야별로는 간편결제 및 클라우드 부문과 콘텐츠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각각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58% 성장했다.

네이버 쇼핑·페이의 이용자층이 확대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주 고객층은 30대였지만 1분기 20대, 40대 이상 연령대에서 첫 구매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네이버페이는 50대 이용자가 전년대비 53% 급증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쇼핑거래액이 크게 증가했고 쇼핑광고도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언텍트의 확대는 네이버의 클라우드의 사업확장에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선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