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환매 중단을 결정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환매대금 지급 시기와 방법 등을 3개월 이내에 투자자 동의를 거쳐 마련해야 한다. 판매사의 운용사 견제·감시 기능 부여, 일정 규모 이상 사모펀드에 대한 외부 감사도 의무화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발생 이후 1786개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실태 점검을 했다.

당국은 라임 사태가 일어난 배경 중 하나로 사모운용사 의사결정구조의 불투명성을 꼽았다. 라임은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을 결정하면서 환매대금 지급이 가능한 시기와 방법 등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투자자·판매사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은 앞으로 헤지펀드가 환매 중단이나 만기 연장을 결정할 땐 3개월 이내에 집합투자자총회를 열어 환매와 관련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 공모펀드는 환매 중단 결정 후 6주 이내에 투자자총회를 열게 돼 있다.

헤지펀드 환매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 된 만기 불일치(미스매치) 구조 관련 대책도 나왔다. 라임은 코스닥시장 전환사채(CB) 등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언제든 환매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팔았다. 당국은 이처럼 비시장성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50% 이상이면 개방형 펀드 설정을 금지하기로 했다. 개방형 펀드는 연 1회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받게 됐다. 펀드 재산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자산 규모 500억원 이상 사모펀드에 대한 회계법인의 외부 감사도 의무화했다.

판매사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증권사의 운용사에 대한 견제·감시 책임도 강화된다. 판매사에는 펀드 투자설명서의 적정성 검증 및 운용상황 점검 의무를 부과했다. 헤지펀드 재산 수탁과 대출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PBS 증권사에도 운용사의 위법·부당행위를 감시하는 기능을 부여했다. 헤지펀드에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제공한 PBS 증권사는 펀드의 레버리지 위험(리스크) 수준도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