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와 바이오주가 최근 크게 올랐지만 건설과 바이오 두 사업을 모두 하는 삼성물산의 상승세는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식을 15조원어치 들고 있는 까닭에 삼성전자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바이오 주가 뛰는데…삼성물산은 '거북이걸음'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 23일까지 10.2% 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9.1%)과 비슷하다. 다른 건설주는 대부분 가파르게 올랐다. 현대건설(26.6%), GS건설(21.2%), HDC현대산업개발(19.6%), 대우건설(16.3%) 등은 코스피지수 상승폭 이상 뛰었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려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토목 사업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식자재 유통,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7.9%인 11조6524억원을 건설 부문에서 올렸다. 바이오 사업은 삼성물산이 지분 43.4%를 가진 삼성바이로직스가 맡고 있다. 삼성바이로직스 주가는 이달 24.7% 뛰었다.

그런데도 삼성물산 주가가 많이 못 오른 이유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든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0%를 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4만9850원) 기준 14조8961억원 규모다. 삼성물산 시가총액(18조7224억원)에 맞먹는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가치가 워낙 커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4.4% 오르는 데 그쳤다.

주가가 덜 오른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만 해도 17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상장을 고려해 보유 지분 가치를 50%가량 할인한다고 해도 18조원이란 삼성물산 시총은 상당한 저평가”라며 “시차를 두고 주가가 보유 지분 가치를 따라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