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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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마이너스(-) 유가에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미국산 원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달러대로 추락하자 HTS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HTS는 전날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제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원유(WTI) 선물 거래가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매매가 멈추면서 원유 선물 투자자들은 최근 월물을 팔고 차근 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월물교체)나 매도 청산을 하지 못했다.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0%가 되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리는 것은 물론 캐시콜을 당한 것이다.

캐시콜이란 일반적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을 받은 고객이 정해진 시간까지 추가 증거금을 예탁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고객의 미결제약정을 임의로 처분(반대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37달러'라는 수치 자체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장중 최저치는 -40.32달러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정상적인 거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근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물만기 효과가 겹치면서 기현상이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갑작스러운 마이너스 유가 상황에 키움증권 HTS가 또 먹통이 되자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폭락장이 나타나고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거세지면서 키움증권 HTS는 먹통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9일과 13일, 27일, 30일 등 무려 네 번이나 서버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현재 주식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피해 사례와 함께 키움증권에 소송하겠다는 투자자들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지금 투자자들은 청산도 못하고 빚더미가 속수무책으로 빚더미가 불어나고 있다"며 "키움증권은 왜 번번히 먹통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투자자는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이같은 상황을 대비해 거래를 막은 것으로 안다"며 "개인투자자들 이용이 많은 키움증권은 상황 대비도 제대로 못해 막대한 손실을 야기했다. 소송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