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가구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적인 주가 상승에 수요까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의 재택근무가 늘고, 초·중·고교생이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사무용·학생용 가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또 여행·쇼핑 등에서 줄인 소비가 가구 소비로 옮겨오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한파'에도 매출↑…가구株의 반란
의자업체 시디즈는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5.34% 급등한 3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디즈 의자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배송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개인들이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가구 수요 증가가 주가에 반영되는 흐름은 가구주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 시디즈는 지난달 19일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찍은 뒤 17일까지 30.11% 올랐다. 같은 기간 지누스(80.35%) 현대리바트(56.03%) 에이스침대(28.12%) 한샘(24.12%) 퍼시스(14.34%) 등 다른 가구주도 줄줄이 반등에 성공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

가구주 수혜는 학생용 가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외출 빈도가 줄어들면서 ‘좋은 침대’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에이스침대 주가가 반등한 이유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이스침대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24.2% 늘어난 620억원이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침대 수요 증가로 2017년부터 매년 20%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미국 아마존의 온라인 매트리스 판매 1위 업체인 지누스도 지난달 19일 저점 대비 80.35%나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누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25.7% 늘어난 1307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침대 책상 등의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행과 쇼핑에 소비할 돈이 풍선효과에 따라 생활용품과 가구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월 생활가구 부문의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45% 정도로 전체 온라인 매출 증가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코로나19는 가구 구매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가구 구매 비중이 커지면 대형 상장사인 한샘, 퍼시스 등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제품을 직접 보지 않고 사는 온라인 구매 특성상 품질과 소재를 믿을 만한 대형 업체 제품에 대한 선호가 커지기 때문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