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거래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요동치자 해외 주식·채권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1분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과 채권을 사상 최대인 665억8000만달러(약 82조원)어치 거래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지난 1분기 해외 주식·채권 거래액은 395억7000만달러였던 전 분기(2019년 4분기)보다 68.3% 급증했다. 378억8000만달러였던 작년 1분기에 비해서도 75.8% 늘었다. 해외 주식 거래액이 274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62.9%, 채권은 391억3000만달러로 34.3% 증가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행진을 하다 코로나19로 급락하자 손절매 또는 저가매수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 주식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였다. 1분기 동안 14억7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어치 거래했다. 작년 말 418.33달러였던 주가가 지난 2월 917.42달러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애플(11억54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6800만달러), 아마존(10억5100만달러) 등도 많이 거래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비슷했다. 애플(3억1100만달러), 테슬라(1억5900만달러), 알파벳A(1억48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3600만달러)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번 급락장에서 낙폭이 컸던 보잉(5300만달러)과 하루 유가 등락률의 세 배를 움직이는 ‘벨로서티 셰어즈 3배 롱 원유 ETN’(4300만달러)도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