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미국 수출 소식에도 진단업체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기대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증가세가 꺾인 점도 영향을 줬다.

진단키트株, 美 수출 호재에도 '무덤덤'
14일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지난 주말 한국 솔젠트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15만 개를 수령했다. 15일까지는 한국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오상헬스케어로부터 60만 개 분량의 진단키트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오상자이엘이 장 초반 16.06% 올랐다. 오상자이엘은 비상장사인 오상헬스케어 지분 14.9%를 갖고 있다. 비상장사 솔젠트 지분 17.0%를 갖고 있는 EDGC도 18.00%까지 올랐다.

하지만 급등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상자이엘은 이날 6.20% 내린 1만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EDGC는 4.00%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날 5억8190만원어치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공시한 피씨엘도 3.1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수출 소식이 더 이상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젠텍이 지난달 354% 오른 것을 비롯해 EDGC(260%), 진매트릭스(258%), 휴마시스(212%), 씨젠(204%), 파미셀(166%), 랩지노믹스(138%), 오상자이엘(136%), 피씨엘(104%) 등 진단기기 업체가 모두 급등했다.

이달 들어선 휴마시스(-40%), 수젠텍(-37%), EDGC(-34%), 피씨엘(-32%), 씨젠(-24%) 등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루 7000명을 넘었던 코로나19 사망자가 최근 5000명대로 줄어든 점도 작용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진단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주가는 너무 올랐다고 보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할 수는 없다”며 “지금 주가 수준에서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