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13조원어치가 넘는 한국 주식을 팔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을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진 결과다.

외국인 주식자금, 지난달 13조4000억 유출…2007년 이후 최대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110억4000만달러(약 13조4400억원) 순유출됐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지난 2월(26억6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두 달 연속 한국 증시에서 발을 뺐다. 한은 국제총괄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됐다”며 “불안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9일까지 2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지난달 9일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2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워 일간 기준으로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조정 속에 대규모 외국인 매도세가 가세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1457.6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지난달 36억6000만달러(약 4조4560억원) 순유입됐다. 올해 1월부터 석 달 연속 순유입이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금리)가 지난달 평균 -1.42%를 기록하면서 외국인의 원화 채권 ‘차익거래’ 유인이 커진 결과다.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면 달러로 원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