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주식 투자와 관련한 개인 채널의 구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변동성이 큰 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효과다.

유튜브에서 주식 투자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개인 채널들의 구독자 수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 새 10~130% 늘었다. 대부분 채널이 이 기간 수만 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장기투자' 존리부터 '도박 판' 해외선물까지…유튜브 뜨겁게 달구는 증권 개인방송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기록 중인 개인 채널은 ‘창원개미TV’로 구독자가 9일 기준 16만8000명이다. 한 전업투자자가 지난해 3월 개설한 이 채널은 지난달 10일 이후에만 구독자가 4만 명 가까이 늘었다. 단타 거래를 하는 영상을 직접 보여주는 등 주식매매 기법에 관한 내용을 주 콘텐츠로 다루고 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도 인기를 끌었다. 증권사 출신이 운영하는 ‘박곰희TV’는 한 달 새 구독자가 9만4200명에서 14만6000명으로 5만 명 넘게 급증했다. 이 기간 관련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가 유입됐다.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법부터 특정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초보 투자자를 위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운영하는 ‘존리라이프스타일TV’ 채널도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 달 동안 구독자가 8만6300명에서 11만6000명으로 3만 명 증가했다. 젊을 때부터 주식 투자를 습관화해 노후를 위한 자산을 축적하라는 게 이 채널의 핵심 내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단타매매나 해외 선물을 다루는 일부 콘텐츠가 ‘한탕주의’를 조장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정 지수나 유가·금 등을 단타 거래하며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방송들이 대표적이다. 인기 채널의 콘텐츠 중 상당수는 소위 ‘리딩’을 한다며 특정 종목 매수를 추천하거나 도박판을 연상케 하는 단타 거래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운영하는 ‘박호두해외선물’(구독자 12만9000명)이 대표적인 인기 채널이다. 늦은 밤 유가나 나스닥지수의 단타 거래 장면을 생방송하며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 채널에선 하룻밤에도 수천만원씩 돈을 잃고 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손잡고 해외 선물 수수료 할인 등을 홍보하기도 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