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 계열사인 삼광글라스가 또 다른 계열사인 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소액 주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합병이라고 했지만 소액 주주들은 “승계 구도를 완성하기 위해 소액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고 맞서고 있다. 삼광글라스 합병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3일 “비대위에서 파악한 합병 반대 주식 수는 주주총회에서 부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주식 수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광글라스 측은 그러나 “합병 안건 통과에 필요한 충분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지금은 삼광글라스가 이테크건설 지분을, 이테크건설이 군장에너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삼광글라스가 비상장사인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투자 부문을 합병해 사업지주회사로 바꾸는 게 회사 측 안이다.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의 합병 비율은 1 대 2.54, 이테크건설 투자 부문과의 분할 합병 비율은 1 대 3.88로 산정됐다. 이 안대로 결정되면 군장에너지 주주는 보유 주식 1주에 삼광글라스 신주 2.54주를 받을 수 있다.

소액 주주들은 삼광글라스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3세 승계를 위한 편법이라는 게 비대위 주장이다. OCI그룹 3세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은 이테크건설 지분 5.14%,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는 군장에너지 지분 12.23%를 갖고 있다. 비대위는 회사 측 안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10% 미만인 두 사람의 삼광글라스 지분율이 각각 20.57%, 18.35%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광글라스 측은 “합병 비율은 외부 회계법인 평가를 거쳐 결정한 것이며, 경영권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오는 5월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