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헤지펀드 창업자의 자산배분 전략 따라해볼까

"어떤 상황에서도 수익 내자"
주식·장기채·금 등 나눠 투자
1년에 한 번 투자비중 재조정
2006년 이후 누적 수익률 176%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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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배분 전략인 ‘사계절(올웨더)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익을 냈던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견조한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 원자재, 금 등에 나눠 투자하는 이 포트폴리오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세운 레이 달리오(사진)가 고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방한 사계절 포트폴리오
나도 레이 달리오처럼?…코로나에도 선방한 '사계절 포트폴리오'

미국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21.3% 하락했다. 반면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같은 기간 2.8% 수익을 냈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주식과 원자재가 20% 넘게 폭락했지만 장기채와 중기채가 각각 28.6%, 20.8% 오르며 손실을 상쇄한 덕분이다. 금도 6.8% 오르며 ‘안전판’ 역할을 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국내 투자 커뮤니티에선 사계절 투자법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시장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하자”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주식 30%, 장기채 40%, 중기채 15%, 원자재 7.5%, 금 7.5%로 구성하는 것이 표준으로 통한다. 비중과 구체적인 편입 자산은 투자자마다 조금씩 달리할 수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편입 자산으로 많이 쓰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VTI(미국 주식), TLT(미국 장기 국채), IEF(미국 중기 국채), DBC(원자재), GLD(금) 등이다. 이렇게 구성한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1년 1회 리밸런싱(비중 재조정)을 기준으로 2006년 3월부터 올 3월 27일까지 176.4%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PY의 수익률은 163.9%였다.

2월까지만 해도 이 기간 SPY의 누적 수익률은 206.7%였다. 사계절 포트폴리오(178.8%)보다 높았다. 몇 년 동안 미국 주식이 가파르게 오른 덕분이다. 다른 어떤 자산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며 SPY는 3월 들어 14.9% 고꾸라지며 수익률이 역전됐다. 같은 기간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0.9%로 버텼다.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에도 3.2%의 수익을 올렸다. 그해 SPY는 36.8% 손실을 냈다. 때때로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못하지만 변동성을 대폭 낮춰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사계절 포트폴리오의 장점이다.

○출시 잇따르는 관련 펀드 상품

전문가들도 개인 투자자들이 사계절 포트폴리오를 따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홍춘욱 ERA리서치 대표는 “많은 자산 배분 전략이 있지만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따라 하기 쉽고 성과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다 보니 지금처럼 달러 가치가 급등할 때 한국 투자자는 수익률 방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사계절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펀드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월 ‘삼성 믿음직한 사계절 EMP’를 내놨다. 1970년대부터의 경제 국면을 분석해 사계절 포트폴리오의 편입 자산과 비중을 더 정교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1977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130.8%(연평균 9.2%)의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키움자산운용도 두물머리투자자문과 손잡고 작년 말 사계절 전략을 접목한 ‘키움 불리오 글로벌 멀티에셋 EMP’를 선보였다. 사계절 포트폴리오에 모멘텀 투자 전략과 가치 투자 전략을 접목한 상품이다. 모멘텀 전략은 상승 추세인 자산을 더 많이 담는 것을 말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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