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는 선거철마다 등장한다. 하지만 4·15 총선은 좀 다르다.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에서 언급조차 안 되고 있다. 이는 선거보다 훨씬 큰 재료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마스크, 진단키트 관련주 등으로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안랩이다. 안랩의 주가는 올 들어 24.58% 하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초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급등하기도 했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부진한 상태다. 안랩은 안 대표가 지분을 28.57%(특수관계인 포함) 보유한 대주주라는 이유로 선거 때마다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다.

회사 대표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인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테마주로 엮인 코스닥시장 상장사 성문전자, 아세아텍 등도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남선알미늄은 최근 거래량이 크게 늘었지만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아져 ‘정치 테마주’도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 변동폭이 하루 5%를 넘나들면서 테마주의 수익률이 부각되지 않는 점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치 테마주가 밀려난 자리는 코로나19 테마주가 대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제조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최근에는 진단키트 관련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은 이달 들어 주가가 3배 이상 오르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와 거래량이 급증한 40여 개 종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며 “정치 테마주는 선거일을 전후로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어 감시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