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는 3월 급락장에서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사고 있다. 삼성전자를 쓸어담고 있는 개인투자자와 대비된다. 반도체 2위주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생활가전 사업 부문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삼성전자 대신 하이닉스 '눈독'
SK하이닉스는 26일 4.5% 떨어진 8만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 6만9000원에서 반등한 뒤 주춤거리고 있다. 하지만 주가 변동성은 작다. 지난달 말(8만7900원)에 비해 8.19% 하락에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5.14%), 삼성전자(-11.81%)보다 선방했다.

기관 ‘큰손’들이 급락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를 떠받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관들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4900억원)했다.

개인의 관심은 대장주 삼성전자로 쏠려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4조6490억원으로 SK하이닉스(4592억원)를 압도한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127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이 SK하이닉스를 사들이는 건 반도체 부문에만 집중 투자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은 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5.7%(2018년 기준)다. 나머지는 정보기술·모바일(17.3%), 소비자가전(3.4%) 등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100% 반도체에서 나온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7127억원에서 올해 7조2113억원으로 165.8%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39.6%)보다 높다.

양병훈 기자 hun@ha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