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원지인데…선방하는 중국펀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최근 확진자가 줄고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 기대로 증시가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2017년 이후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됐던 것도 조정폭을 줄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 한 달 수익률 -13.93%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3.93%로 지역별 펀드 가운데 상위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 투자하는 중화권 펀드(-12.83%)와 인도, 중국에 투자하는 친디아 펀드(-17.70%) 등 중국 비중이 높은 펀드들의 수익률도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기간 베트남(-26.40%), 미국(-28.64%), 유럽(-31.82%), 브라질(-48.03%) 등 주요국 펀드는 큰 폭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원지인데…선방하는 중국펀드
중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24일까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6.74% 급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지수(-23.52%), 미국 S&P500지수(-24.25%) 등 글로벌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있고,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한 것도 중국 증시 변동성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김대영 KB자산운용 매니저는 “중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 자본의 규모가 크지 않다”며 “이 때문에 위안화 환율도 다른 신흥국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주가가 선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세계 주가가 34.7%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은 1.7% 하락했다.

실물경제 위축으로 조정 위험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잇따라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며 “2분기부터 내수경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한 증시 움직임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조정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중국 경제지표는 대부분 악화됐다.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했다.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은 진정됐지만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 소비진작책 등 대응 조치가 나오고 있지만 ‘V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