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사업인 ‘SSG페이’를 계열사에 넘기기로 한 신세계I&C가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부 양도 안건이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기관투자가는 반대표를 던지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I&C는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SSG페이 사업부를 601억원에 SSG닷컴에 양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적자 사업부인 만큼 신세계I&C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룹의 온라인 쇼핑 사업을 책임진 SSG닷컴과의 시너지를 꾀하기 위한 목적이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 사업부를 한데 모아 지난해 3월 출범했다. 결제대행 사업을 하는 신세계페이먼츠도 SSG닷컴 밑에 있어 SSG페이를 가져오는 게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신세계I&C 주주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사업부 양도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601억원은 헐값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 기관 관계자는 “SSG페이의 적정가치는 거래대금 기준으로 약 3700억원, 사용자 수 기준으로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SSG페이의 높은 계열사 의존도를 고려해도 601억원의 가치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교해도 SSG페이의 가치는 낮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그룹이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가량을 투자할 때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2조7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SSG페이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저평가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 달리 SSG페이는 주로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 쇼핑몰에서 쓰이기 때문이다.

신세계I&C 지분 11.2%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10.4%를 가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안건 통과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35.7%를 들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11만5310원으로 지난 20일 종가(7만6200원)보다 51.3% 높은 것도 부담이다.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다음달 14일까지 주식매수청구액이 800억원을 초과하면 양도 계약이 해지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