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감소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주요 46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약 두 달 새 16.81% 감소했다. 1월 20일 13조6026억원이던 이들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날 11조3159억원으로 2조2867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평균 26.72% 급락했다.

정유주는 경기 둔화에 유가 급락까지 겹치며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는 각각 -497억원, -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1월 20일까지만 해도 1분기 영업손익이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두 달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화학·철강 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도 심각하다. 화학 업종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가 1월 20일 이후 65.7% 감소했다. 대형 화학주인 LG화학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45.3%, 42.6% 쪼그라들었다.

철강 업종도 1월 20일 이후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가 30.5% 줄었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1.2% 빠졌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이후 중국 내 화학·철강 수요 회복 기대가 코로나19로 완전히 꺾였다는 분석이다.

여행객과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자 항공·운수 업종의 한숨도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불매운동으로 시작된 항공 업종의 부진은 악화일로다. 대한항공은 1월 20일 이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2.7% 줄어들며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월 20일 이후 각각 4.2%, 26.7% 감소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