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무더기 손실 위험에 처한 가운데 홍콩H, 닛케이225, 코스피200지수 ELS도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2018년 이후 고점 대비 30~40% 떨어졌기 때문이다. ELS는 통상 기초자산이 기준가 대비 40~50% 초과 하락하면 손실가능 구간에 진입한다.

홍콩H·닛케이225 ELS도 비상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이날 2018년 고점 대비 37.63% 하락한 8559.64에 장을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발행된 ELS 가운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26조725억원어치에 달한다. ELS 기초자산 가운데 유로스톡스50, S&P500지수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다른 ELS 기초자산 지수도 사정은 비슷하다. 닛케이225지수는 2018년 고점 대비 31.82% 하락했으며 코스피200지수도 41.05% 떨어졌다. ELS 만기는 일반적으로 발행일로부터 2~3년이어서 2018년 이후 나온 상품은 아직 미상환 비중이 높다.

ELS는 기초자산이 기준가로부터 40~60% 하락하면 손실가능 조건이 성립한다. 60% 선은 손실 위험이 낮은 ‘노 녹인 상품’이 많고, 50% 선에는 위험이 비교적 높은 ‘녹인 상품’이 몰려 있다. 노 녹인 상품은 기초자산이 중간에 손실구간에 진입해도 만기 때만 기준가를 넘으면 수익이 난다. 하지만 녹인 상품은 중간에 한 번이라도 손실구간을 터치하면 손실 위험이 높아진다.

코스피200지수는 이미 고점 대비 하락률이 40%를 넘어 노 녹인 상품의 경우 손실가능 구간에 들어온 상태다. 홍콩H지수도 노 녹인 손실가능 구간에 근접했고 닛케이225지수는 10%포인트 정도 남아 있다. 이들 지수가 추가로 하락해 녹인 상품까지 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닛케이225,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각각 18조8236억원, 12조2019억원어치가 미상환 잔액으로 남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