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1,296.0원까지 치솟기도

원/달러 환율 1,285.7원 마감, 40원 폭등…11년만에 최고치(종합)
19일 원/달러 환율이 40원 폭등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0원 뛴 달러당 1,285.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80원선에 오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처음이다.

상승 폭도 2009년 3월 30일(42.5원) 이후 가장 컸다.

11.3원 급등한 채 출발한 환율은 당국의 개입성 발언 등으로 잠시 주춤했을 뿐 대체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유지했다.

오전 중 호주 달러 가치가 장중 4% 이상 급락하면서 이에 연동해 원화,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모두 달러 대비 급격하게 약세를 나타냈다.

오전 11시께는 코스피가 1,500선 아래로 내려갈 조짐을 보이자 상승폭을 50.3원으로 키우며 1,296.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장중 고점 역시 2009년 7월 14일(장중 1,303.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고점과 저점의 차이(변동폭)는 49.9원으로 50원에 육박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가 겹쳤던 2010년 5월 25일(53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변동 폭이다.

연이은 증시 폭락이 환율 상승에 불을 당겼다.

이날 코스피는 8.39%, 코스닥은 11.71% 폭락했다.

코스피는 2009년 7월 23일(종가 1496.49) 이후 처음으로 1,5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천166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유가 충격에서 비롯된 금융 불안으로 원화를 비롯한 여러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결국 달러화 유동성 수요의 급격한 팽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 현금을 제외한 대부분 자산 가격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코로나19 확산 두려움이 현금과 달러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가 있겠지만, 시장에는 불안 심리가 팽배해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시아장에서 달러 강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경기 충격이 향후 1개 분기에 걸쳐 가시화한다는 점 등을 전제로 했을 때 중기적으로는 환율이 1,200원대에서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54분 기준 100엔당 1,175.71원이다.

전날 오후 3시 56분 기준가(1,164.90원)보다 10.81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