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지속하면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10시 4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0.10포인트(0.99%) 하락한 19,988.42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9포인트(0.1%) 내린 2,383.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06포인트(0.71%) 하락한 6,855.54에 거래됐다.

다우지수는 201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이에 대응한 각국의 부양책,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 중이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황이다.

다우지수는 전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3,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동하는 '변동성지수(VIX)'는 금융위기 때를 넘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전일 낙폭이 기록적이었던 만큼 이날은 기술적 반등 움직임도 나오면서 주요 지수가 개장 직후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투자 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를 찾아 8천500억 달러 규모 부양책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에 영향을 받은 항공업계와 같은 산업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제기된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리제네론은 공동성명을 내고 '케브자라'(Kevzara)라는 약품을 코로나19 환자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총 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파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8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7천 명을 상회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경을 차단하는 나라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음식점과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의 운영 제한도 본격화하는 중이다.

악화한 지표도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를 심화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3월 경기기대지수가 마이너스(-) 49.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월 8.7에서 6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199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30.0보다도 훨씬 부진했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도 악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 0.1% 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도 본격적인 확산이 진행된 3월 지표는 더 나쁠 것이란 진단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 초반 600포인트 이상 올랐던 데서 빠르게 반락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른 주요 지수도 장 초반 상승 폭을 반납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우리는 경기 침체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침체가 얼마나 가파를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11% 내렸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0% 하락한 28.47달러에, 브렌트유는 2.16% 내린 29.40달러에 움직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