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부 인수전에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다. 일정 기간 뒤에는 경영권까지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크레디언파트너스와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가 공동으로 매그나칩 파운드리사업부를 인수키로 했다. 거래금액은 4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는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다.

매그나칩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가 2004년 매각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이 모체다. 설계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전문회사다. 한때 생산 규모가 세계 8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채를 갚지 못하고 2009년 미국 법원에 법정관리(챕터11)를 신청했다. 이후 미국계 헤지펀드 애비뉴캐피털이 부실채권을 출자전환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2011년 한국 증시를 거치지 않고 뉴욕증시에 직상장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2015년 바클레이즈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지난해 매각 주관사를 JP모간으로 교체하고 재매각에 들어갔다.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 한동안 매각이 미뤄졌다. 최근 매각자 측에서 크레디언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이면서 거래가 급물살을 탔다.

크레디언과 알케미스트는 매그나칩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투자키로 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선순위 투자자로 나서고, SK하이닉스는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다.

크레디언과 알케미스트 모두 신생 PEF라는 점에서 후순위 투자자로 나선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매그나칩 인수를 주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추후 PEF들이 SK하이닉스에 매그나칩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매그나칩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달 내에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