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통화정책 등에 대한 의심과 함께 경기침체를 선반영 해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52.60포인트(9.99%) 폭락한 21,200.62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9일 2,013.76포인트(7.79%)가 무너진 지 사흘 만에 2,000포인트 넘게 떨어진 폭락 장세가 나타났다. 1987년 '블랙 먼데이'(-22.6%) 이후 최대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9% 넘게 추락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폭락해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출렁이면 발효된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거래는 9시50분 재개됐지만, 뉴욕 증시는 낙폭을 추가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P 500 지수는 고점대비 26.7% 하락하면서 11년 동안의 강세장이 공식 종료됐다"며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양적완화 재개에도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의심과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약세장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모든 행사들이 연일 취소되면서 그동안 글로벌 경기를 지탱했던 미국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통화정책에 대한 효과가 둔화된 것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 실행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향후 시장의 흐름은 의회의 손에 달려있으나 실행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은 Fed의 정책 및 의회 결정을 기다리며,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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