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연이은 후순위채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불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4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자본 확충에 나섰다. 영구채는 발행회사 결정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비해 미리 자본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가격이 2조원대에 이르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본입찰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KB금융은 유력 인수 후보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PEF) 3개사와 경쟁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지난해 영구채와 전환우선주(CPS) 등을 발행해 대규모 자본을 추가로 적립했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지주회사(D-SIB)로 신한, KB, 하나, 농협, 우리금융지주를 지정했다. 이들 지주사는 올해 안에 BIS 자기자본비율을 1%포인트 더 높여야 한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BIS 비율은 14.5%, 보통주자본비율 13.6%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