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2일 또다시 폭락해 주식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번지면서 미국 정부가 유럽에서의 미국 입국을 30일간 차단하자 증시가 공황(패닉) 상태를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포했다.

미국 뉴욕증시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 발효된다.

S&P500지수는 이날 오전 9시30분 6%대 폭락세로 개장한 뒤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확대했다. 이어 192.33포인트(7.02%) 하락한 2549.05에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 증시도 개장 후 10% 안팎 폭락세를 보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13일부터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여행객의 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상당수가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으로 인한 것”이라며 미국 입국 이전 14일 동안 유럽에 머물렀던 외국인의 입국을 중단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26개국에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며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14명 늘어 786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67명이다.

안정락 기자/런던=강경민/워싱턴=주용석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