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순매수 상위 종목 20곳 평균 수익률
'빚내서 주식투자' 증가에 추가 하락 불안도
급락장세에도 주식 12조 산 개미…수익률은 '마이너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4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추락한 가운데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꿋꿋하게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개미들은 주가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에 나선 셈인데, 수익률은 아직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올해 14조3천3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7조6천623억원, 기관은 8조216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처분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12조5천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1조2천800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규모로는 2011년 8월 10일(1조5천559억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코스피가 1,908.27로 추락해 2016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11일에도 개인은 1조819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급락장세에도 주식 12조 산 개미…수익률은 '마이너스'

문제는 개미들의 '베팅'이 아직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기업 20곳 중 19곳은 주가가 내렸으며 평균 수익률은 -21.80%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5.21%)을 밑도는 수준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15.01% 내렸고 삼성전자우(-12.87%)와 SK하이닉스(-13.64%), 한국전력(-22.53%), 아모레퍼시픽(-32.77%) 등도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 수익률이 -5.34%로,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반면 LG화학(9.61%), 삼성바이오로직스(10.76%), 카카오(0.30%) 등의 종목을 사들였다.

마찬가지로 기관도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등을 처분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화학, 농심 등을 사들여 -6.66%의 수익률을 냈다.

결국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종목을 받아내면서 현시점에서는 가장 큰 손실을 낸 셈이다.

향후 지수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반등에 실패하고 1,900선 아래로 떨어진다면 개인들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급락장세에도 주식 12조 산 개미…수익률은 '마이너스'

더구나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훗날 시장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지수가 반등할 경우 앞서 저가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일제히 '팔자'에 나서면서 다시 주가를 끌어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그간 개인이 매수한 물량이 상당히 쌓였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해도 다시 매도가 나오면서 하락장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0조1천874억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거래일인 1월 17일 당시 9조7천740억원에 그쳤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두 달도 채 안 되는 사이 4천134억원 늘어 10조원대로 진입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므로 증시에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코스피 투자 주체별·기간별 순매수 금액(단위: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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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 │ 기관 │ 외국인 │ 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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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1.1~3.11) │ -8,021,567 │ -7,662,252 │ 14,332,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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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 │ 기관 │ 외국인 │ 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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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17 │ -3,711,943 │ 1,794,429 │ 1,832,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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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 │ 기관 │ 외국인 │ 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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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3.11 │ -4,309,624 │ -9,456,680 │ 12,500,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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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단위: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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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위 │ 종목명 │ 개인 순매수금액 │ 주가 등락률 │
│ │ │ (1/20~3.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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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삼성전자 │ 4,733,423 │ -1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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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삼성전자우 │ 1,152,071 │ -1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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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SK하이닉스 │ 590,974 │ -1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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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한국전력 │ 392,430 │ -2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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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신한지주 │ 299,454 │ -2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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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아모레퍼시픽 │ 272,398 │ -3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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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POSCO │ 251,048 │ -25.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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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 호텔신라 │ 236,210 │ -24.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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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 삼성SDI │ 221,249 │ 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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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 SK이노베이션 │ 166,422 │ -26.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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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 KB금융 │ 153,730 │ -2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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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 S-Oil │ 144,779 │ -25.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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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 기아차 │ 143,574 │ -2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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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 삼성중공업 │ 134,880 │ -2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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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 삼성엔지니어링 │ 131,058 │ -3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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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 현대차 │ 127,708 │ -15.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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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 대한항공 │ 127,183 │ -16.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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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 한국조선해양 │ 125,564 │ -25.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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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 현대모비스 │ 115,006 │ -2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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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 기업은행 │ 98,364 │ -2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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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금액은 18시 장 종료 전 잠정치)
(자료 =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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