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비롯해 전 세계 증시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가치 판단보다는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역동적인 투자심리가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국내 증시가 급락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7개월 만에 장중 19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600선이 붕괴됐다.

강 연구원은 "증시 급락이 상승 과정에서 조정을 받는 것인지 대세적인 하락세에 진입했는지 결론내리기는 아직 어렵다"며 "다만 떠나가는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돌아올 것 같진 않다"고 봤다.

그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데다 환율 상황도 해외 투자자들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고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강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증시에서 특수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상 주요 이슈가 불거지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그 여파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아시아에서 먼저 확산한 여파로 아시아 증시를 미국 증시가 따라가는 모습이 읽히고 있다"며 "현재 미국 선물시장이 하락하는 점도 국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 600선이 붕괴된 데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바이오주 급락으로 낙폭이 커진 듯 하다"며 "중소형주는 시장 변동성이 클 때 더 거칠게 움직이는 만큼 지난해 저점인 550선까지는 심리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