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2200선에서 1900선으로 급락한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가 곧 반등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시장이 반등하지 않으면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레버리지 상품 거침없이 사들이는 '간 큰' 개미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국내 레버리지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9500억원에 달했다. 증시가 더 가파르게 떨어진 지난 1주일 사이에도 2041억원이 몰렸다. 지난 10일 기준 레버리지 펀드 설정액은 7조2204억원으로 불어났다.

증시 하락에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레버리지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1주일 동안 -5.36%, 1개월 동안 -17.85%였다. ‘삼성 KODEX 레버리지 펀드’는 1주일 수익률이 -6.11%였지만 720억원이 유입됐다. ‘NH아문디 코리아2배 레버리지 펀드’(-5.95%)와 ‘KB스타 코리아 레버리지2.0 펀드’(-5.97%)도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각각 374억원과 103억원이 들어왔다.

레버리지 상품 거침없이 사들이는 '간 큰' 개미들
이 같은 흐름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2위는 ‘삼성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594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1093억원으로 개인 순매수 6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의 학습 효과에 따라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일정 범위에 갇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인 경우가 많았던 만큼 ‘2000선 위에서 매도, 1900선에서 매수’라는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주인 NH아문디자산운용 파생상품운용 팀장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지만 한국은 정보기술(IT) 비중이 커 충격이 덜할 것”이라며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현 주가 수준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락장에서 무턱대고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했다간 큰 손해를 볼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레버리지 펀드가 짧게는 수분, 길어야 1주일을 투자 기간으로 삼는 단기 투자에 알맞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하락장이 길어지면 일반 펀드의 두 배에 달하는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반등이 오더라도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처음 투자할 때의 지수를 회복하더라도 투자 기간에 증시 변동이 잦으면 손실이 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잘 보고 매매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얼마큼 받아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하락장에서 거래량 감소로 가격이 낮아지면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