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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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판지 생산업체 세하의 새로운 주인을 결정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미뤄졌다. 계약 세부 조항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해서다. 이번 세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불복했던 범창페이퍼월드는 형사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11일 유암코 관계자는 "이날 진행 예정이었던 세하 인수합병(M&A)에 대한 한국제지 컨소시엄과의 SPA 계약이 연기됐다"며 "계약 조항에 대한 조율이 조금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더 이후로 SPA 계약이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26일 유암코는 세하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제지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SPA를 체결하면 유암코가 보유한 세하 지분 71.6%와 503억원의 채권이 한국제지 컨소시엄에 넘어간다.

한국제지 컨소시엄과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후보였던 범창페이퍼월드 측은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에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민사소송을 준비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해 형사소송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형사소송은 유암코 소속 임원에 대한 것이다. 범창페이퍼 측은 이번 선정 과정에 유암코의 임원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창페이퍼월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딜과 관련해 한국제지 컨소시엄 측에 내용증명을 요구한 상태"라며 "내일(12일) 오전 10시까지 답변이 없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업무상 배임), 입찰방해 등으로 형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변호사는 "해당 임원의 업무상 배임, 입찰방해 등의 사실이 확인되면 SPA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범창페이퍼는 한국제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결과에 불복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는 한국제지 컨소시엄이 무자본 M&A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 중이다.

범창페이퍼 측 관계자는 "국내 대형 A증권사가 인수자금의 상당 금액을 조달한다는 사실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A증권사는 B헤지펀드와 특정 계약을 맺었고, 실질적인 인수주체는 B헤지펀드인 무자본 M&A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헤지펀드 등과 계약했다는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현재 계약과 관련해 어떤 행동을 취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경우 SPA 계약이 체결된 이후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