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유럽 중동뿐 아니라 미국 남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로 퍼지면서 국제 유가와 각국 주가가 폭락했다. 코로나19가 이른 시일 안에 잡히지 않고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충격을 넘어서 공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美증시 개장 직후 7%대 폭락…세계경제 '코로나 발작'
지난 8일 런던 ICE선물거래소 야간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0% 떨어져 배럴당 31.49달러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에서 10%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이틀간 40%가량 폭락했다. 이 같은 브렌트유 가격은 2016년 1월 이후 4년2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어진 9일 아시아 시장에서 각국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4.19%, 코스닥지수는 4.38%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 낙폭은 더 컸다. 닛케이225지수는 5.07% 하락했다. 호주 S&P/ASX200지수는 7.33% 떨어졌으며 싱가포르STI지수 역시 6% 넘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3.01% 하락으로 마감해 그나마 선방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 7.3%, S&P500지수는 7% 하락 출발했다. 이 때문에 뉴욕 증시에 한때 주식 거래를 15분간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미 헤지펀드 크레스캣캐피털의 케빈 스미스 펀드매니저는 “최악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가 아니라 1929년 대공황 때의 주가 폭락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워싱턴=주용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