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한국 증시는 덜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각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주요 3대 지수는 미 중앙은행(Fed)의 긴급 금리인하 결정에도 2% 이상 하락했다. 미 증시는 주요 7개국(G7) 회담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후 Fed가 0.5%포인트의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한때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정례 회의 전에 금리를 인하했다는 점이 오히려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점이 부담"이라며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0명을 넘어선 점도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미 증시 시작 전에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이 있었다. 이들은 경기 보호를 위해 적절한 정책 도구를 사용할 것이란 성명을 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서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고, 유럽과 일본 등은 금리보다는 새로운 정책 대응을 기대했으나 그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며 "특히 유럽중앙은행(ECB) 일부 위원이 정책 대응에 반대한다고 발표해 공조 가능성이 약화된 점도 부담이었다"고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국과 달리 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미국 정부가 검진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애플 부품주 중 하나인 쿼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공급망 및 고객의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고 발표해 관련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Fed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 ECB의 정책 대응, 세계은행 및 국제통화기금의 긴급 대응 시사와 함께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경기둔화 우려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경기는 여전히 탄탄하며, 금융 시장은 질서 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필요하면 통화정책 변화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시사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간밤 미국 증시의 폭등에도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세가 여전하고, 외국인도 아직 국내 증시로 귀환하지 않고 있다.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4포인트(0.58%) 오른 2014.15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09% 폭등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4.60%와 4.49%의 급등세를 보였다.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긴급 자금대출 등에 나설 것이란 방침을 내놨다. G7 인사들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 전화회담을 갖고 성명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정책 공조가 이뤄진다면 2016년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2% 이상의 급등세로 출발했으나 외국인의 '팔자'가 7거래일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의 매도 규모도 커져 대부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311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4487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7102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도 우위로 1193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미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적 태도를 확인한 상황에서,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고점 이후 귀환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간은 좀 더 필요하나 예정된 수순"이라고 판단했다. 운수창고 섬유의복 증권 등의 업종이 올랐고, 보험 은행 통신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상승했고, 현대차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등은 약세였다. '3자 연합' 측의 지분 확대 소식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이 20%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약보합세였다. 0.84포인트(0.13%) 내린 626.82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2210억원, 기관이 37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621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원 오른 1195.20원을 기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