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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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하락(원화 강세)하면서 3년래 최대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시장을 위협하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돼서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하락한 1193.7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20원 이상 변동한 것은 2017년 1월 5일(20.1원 하락)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1205.0원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조금씩 낙폭을 확대, 결국 1200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환율이 1200원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달 20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는 약세, 반대 위치에 있는 원화는 강세를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미국 중앙은행(Fed)은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ed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수단을 활용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위안화가 하락한 점도 원·달러 환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CNY)를 직전 거래일보다 0.0255위안(0.36%) 내린 1달러에 6.9811위안으로 고시했다.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도 하락세다. 한국시간 오후 2시 51분 기준 역외위안화는 6.9716위안으로, 6위안을 밑돌고 있다.

권아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당초 지켜오던 입장과 달리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부진하지만 경기부양 기대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영향을 줬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70~118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럽 대비 미국 경제가 우위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달러 추세로 전환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때문에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190~1200원선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봤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